영어에서 “wait a minute” 을 구글 번역기로 돌리면 “잠깐만” 이라고 합니다. 일분이 얼마나 긴 시간인데 말입니다. 우리는 아주 짧은 시간을 ‘눈 깜짝할 사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일초에 몇 번이나 눈을 깜박일 수 있나요? 1초에 10번씩 깜박일 수 있는 분은 없겠죠. 아마..
지난번에 시간은 일정하게 반복되는 일을 찾아서 정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어떤 일이 반복되는 것을 써보면 “가나다라가나다라가나다라가나다라….” 이렇습니다. “가나다라가나다라” 가 반복된다고 말할 수도 있고, “가나다라”가 반복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가나다라가나다라가나다라” 가 반복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반복되는 것중에 가장 작은 것을 골라 그 반복되는 시간을 ‘주기(Period)’ 라고 부릅니다. 계절이 봄여름가을겨울로 바뀌니까 계절의 주기는 1년이 되고, 하루의 주기는 1일이 됩니다. 이것 말고도 반복되는 현상들은 많습니다. 스프링에 물건을 매달아 흔들면 일정한 주기로 반복해서 흔들립니다. 실에 물체를 매달아 두어도 그렇습니다. 파도도 일정한 주기로 반복됩니다. 그래서, 물리문제에서 주기를 구하여라는 문제는 아주 기본적인 관심을 표현하는 문제입니다.
짧은 주기를 가진 현상들은 주기를 묻기 보다는 같은 시간 동안 몇 번 반복되는지를 말하는게 더 편할 수 있습니다. 1초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지요. 그런데. 일초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YTN 뉴스 [YouTube] ) 벌은 1초에 200번 날개짓을 한다는데요. 그럴때는 0.005초의 주기를 가졌다고 하는 것 대신 1초에 200번 이란 식으로 표현합니다. 물리시간에는 이를 진동수라고 합니다. 진동수를 표현하는 단위는 기준 시간을 어떻게 잡는가에 따라 단위는 달라집니다. 자동차나 모터의 회전을 보면 1분에 몇 바퀴를 돌았는지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럴때는 rpm(revolution per minute) 이란 단위를 씁니다. 1분동안 몇 바퀴를 돌았는가를 영어로 표현한 것 뿐입니다. 1초 동안 몇번 있었는가는 Hz 란 단위를 씁니다. Hertz 란 사람이름을 따왔습니다. 벌은 200 날개짓 / 1초 = 200Hz 의 진동수로 날개짓을 합니다.
육상경기나 수영같이 시간을 재는 체육종목에는 0.001초의 차이로 승부가 결정됩니다. 0.001 초는 1ms 라고 표현합니다. 1mm 는 1m 의 천분의 일을 표현하듯, 1ms 는 1초의 천분의 일을 뜻합니다. 주기가 1ms 면 진동수로는 1000Hz 가 됩니다. 1000 배는 k 라는 기호를 씁니다. 1kg 은 1000g 이고, 1km 는 1000m 입니다. 1000Hz 는 1kHz 가 됩니다.
소리는 공기의 진동이라고 합니다. 1초에 440번 떨리면 라(A) 음이라고 하네요. 음악에서도 이 기준 진동수에 맞추어 조율을 합니다. 1/440 초 에 한번씩 반복되는 공기의 진동인지 1/441 초에 한번씩 반복되는 공기의 진동인지에 따라 음악이 아름답지 않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1ms 주기를 가진 음은 1kHz의 진동수를 가진 음입니다. 이런 음은 우리귀에 들리지만, 20kHz 의 진동수를 가진 음은 우리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소리를 초음파라고 합니다. 초음파는 임신부의 배속의 아기의 사진을 찍는데도 이용되고, 콩팥에 결석이 있는지 살펴보는데도 이용됩니다.
KBS FM 라디오 93.1MHz 라는 것은 라디오 방송에서 사용되는 전파에서떨림이 1초에 93.1M 번 일어나는 현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전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떨림을 통해서 퍼져나간다고 합니다. 전기장, 자기장이 커졌다 작아졌다하는 떨림을 말합니다. 1MHz 의 진동수는 1us 의 주기를 가진 현상을 말하는 것이니까, 93.1MHz 는 백만분의 1초(1us) 동안에도 93.1번이나 떨린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비하면 1초는 얼마나 긴 시간입니까? 그런데, 이것도 별로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컴퓨터에는 CPU 라는 중요한 반도체칩이 들어 있습니다. CPU의 성능은 클럭수라고 말하는 숫자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왜냐면 클럭이라고 부르는 전압신호에 맞추어 계산을 수행합니다. CPU 클럭 몇 개 마다 한번씩 계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1클럭마다 더하기를 한 번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10MHz 의 CPU 라면 무려 천만번의 더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 1MHz 는 1초에 백만번이니까 10MHz라면 1초에 천만번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CPU 를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어떤 계산을 하는가에 따라 한 클럭에 할 수 있는 계산이 다르기는 하지만, 동일한 CPU라면 클럭이 높을 수록 같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계산량은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지만, CPU 의 클럭이 10MHz 는 아주 옛날 이야기 입니다. 아주 옛날에 애플사가 지금의 아이폰을 만들기전에는 퍼스널 컴퓨터(개인용 컴퓨터) 라는 새로운 기계를 대중화 시켰습니다. 그 때는 컴퓨터가 어느 연구소나 학교에서 쓰는 비싼 장치였는데 개인들도 쓸 수 있게 가격을 많이 낮추어 만들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컴퓨터라고 부르는 그겁니다. (헤헷)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에도 애플컴퓨터 유사한 컴퓨터들이 등장했는데, 그 때 당시돈으로 약 50만원 이상은 했습니다. 그 당시 짜장면 가격은 500원이었으니까 얼마나 비싼 것인지 느낌오시나요? 그때 사용한 CPU의 성능이 10MHz 수준입니다. 이 정도 수준의 CPU 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아두이노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초중등학생용 코딩 교육을 목표로 나온 컴퓨터입니다. 이런 컴퓨터 CPU 성능도 대략 이 정도입니다. 지금은 불과 1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짜장면 천그릇의 가격의 컴퓨터 성능을 이제는 짜장면 한그릇의 가격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면, 짜장면 수십그릇 가격의 현재 CPU는 클럭수가 얼마나 될까요? 컴퓨터 잘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GHz 란 단위를 씁니다. 그러니까, 1초에 10억번 이상의 클럭(전기 신호)를 줄 수 있는 기계입니다. 1GHz 의 진동수를 가진 신호의 주기는 1ns (나노초) 입니다. 1초의 10억분의 1이 됩니다. 운동선수들이 이기고 지는 것이 1ms 차이로 벌어진다고 했으니까, 그동안 CPU는 백만번의 클럭을 만들어냅니다.
이 정도 가지고 놀라시면 안됩니다. 1ns 초를 1000으로 나누면 1ps(피코초) 가 됩니다. 이것을 다시 1000으로 나누면 1fs(펨토초) 가 됩니다. 10의 15승 펨토초를 해야 1초가 됩니다. 요즘은 “펨토초 레이저” 장비가 있습니다. 레이져 빛을 펄스형태로 아주 짧은 순간에만 빛이 나오게 하는 장치입니다. 이 펄스 폭에 해당하는 시간의 단위를 fs 로 쓰는 레이저 장비를 말합니다.
이런 레이저의 펄스폭이 몇 fs 인지를 알려고 하면 1초를 대충 정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제는 1초의 정의를 어떻게 쓰는지 다시 살펴보십시오. (위키백과) 세슘원자가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정의된 것이 9,192,631,770 Hz 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대략 10GHz 정도 밖에 안되는 진동수입니다.) 이런 시간을 이용한 시계를 원자시계라고 합니다. 이제는 1초를 1년의 얼마분의 1 이런식으로 정하지 않고, 원자시계를 기준으로 1초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이란 연구소는 1초의 기준이 되는 원자시계를 만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뭐하는지 모르고 쓸데 없이 돈쓰는 것 같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런 시계를 기준으로 하지 않으면 펨토초 레이저 장비의 숫자는 엉망이 되고, 우리가 쓰는 CPU 의 클럭이 제각각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는 1년을 제대로 알아야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는 옛날이 아니라 1초를 제대로 알아야 살 수 있는 현실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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