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력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올리는 문제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가 봅니다.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반면에 교과서들의 내용은 1절 정도로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고, 착각을 일으킬 많은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긴합니다. 착각을 일으키는 많은 이유를 살펴보면, ‘힘과 운동’을 배우고 문제를 풀면서 생긴 잘못된 개념들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개인 마다 잘못 생각하는 부분들이 달라서 꼭 집어서 설명드리기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질문을 받으면 그런 부분들을 차차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나름대로 구심력을 설명해보겠습니다. 먼저 등속원운동을 살펴보겠습니다.
등속원운동
아래 그림과 같이 깜깜한 실험실안에 초록색 물체가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물체의 속력은 일정합니다.
출처 : http://www.pas.rochester.edu/~blackman/ast104/velocity15.html
물체의 움직임이 원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원운동이라고 부릅니다. 직선운동이 아닐 뿐만 아니라, 타원도 아닙니다. 정확히 원, 즉 중심에서 떨어진 거리가 변하지 않는 원의 궤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원운동을 하더라도 속력은 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속력이 일정한 경우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등속은 속력이 일정하다는 뜻입니다.
두가지 성질을 가진 경우 이 운동을 등속원운동이라고 합니다. 이 운동에서 주의해서 살펴볼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속력이 일정합니다. 속도가 일정한 것이 아닙니다. 등속원운동의 등속은 속력이 일정하다는 뜻입니다. 그림에서 노란색 화살표는 속도를 표시한 것입니다. 노란색 화살표는 시간에 따라 방향이 바뀌고 있지만, 크기는 변화하지 않습니다. 속도의 크기가 속력입니다. 속력은 일정합니다.
등속원운동은 속력이 일정한 운동이지만, 속도가 일정한 것은 아닙니다.
2. 속력(속도의 크기)은 일정하지만, 속도의 방향은 시간에 따라 계속 바뀌므로 속도가 변하는 운동입니다. 즉, 등속도 운동이 아닙니다.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은 가속도가 0이다란 말과 같고, ‘속도가 바뀐다’는 ‘가속도가 0 이 아니다‘는 말과 같습니다. 등속원운동의 가속도는 0이 아닙니다.
그러면 가속도는 어떻게 될까요?
3. 가속도의 방향
그림과 같이 시간 t1 일 때 속도 v1 이 시간 t2 일 때 속도 v2 로 바뀝니다. t1 과 t2 의 차이가 아주 작다고 생각하면 가속도방향은 결국 속도와 수직이 됩니다. 그리고, 원의 중심을 가리키게 됩니다. (그림의 노란색이 속도, 빨간색이 가속도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가속도가 원의 중심방향을 가리키게 됩니다. 원의 중심(中心)을 추구(求)하는 방향[求心(구심)]으로 생기는 가속도를 구심가속도라고 합니다.
구심가속도는 방향이 그냥 원의 중심이라서 특별한 이름을 붙여준 것 뿐입니다. 그냥 가속도입니다. 힘을 몰라도 그냥 운동만 보면 알 수 있는 가속도 값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속도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다. 포물선을 보면 가속도가 일정하다고 알 수 있습니다. 이 일정한 가속도에는 이름이 없지만 원운동에서 알 수 있는 가속도는 방향이 특이해서 이름을 붙여둔 것일 뿐입니다.
>중력가속도란 이름이 붙은 것은 중력이 일정한 곳에서 F=ma 에 따라 일정한 가속도를 얻기 때문입니다만, 전기장에서도 일정한 가속도를 가지도록 만들었다고 전기가속도라고 이름 붙이지 않습니다. 전기장으로도 일정한 가속도를 가진 포물선 운동을 만들수 있습니다. 자동차도 일정한 가속도로 달려가게 만들수 있습니다. 원래 가속도에는 특별한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다. 중력이 있는 곳에서 포물선운동하는 물체는 어떤 물체이든 항상 일정한 가속도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 가속도를 길게 이야기 하기 싫어서 중력가속도란 이름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포물선운동한다고 모두 중력가속도를 가지는게 아니지만, 등속원운동하면 모두 구심가속도를 가집니다. 이말은 등속원운동하는 물체의 가속도는 모두 원의 중심방향을 가리킨다는 의미입니다.
4. 가속도의 크기
속도 v1, v2 는 방향이 달라도 속력(속도의 크기)은 v 입니다. 원운동이므로 반지름 r 은 일정합니다. 시간에 따라 각도가 바뀌는데, 일정한 비율로 바뀌어 시간당 각도의 변화를 각속도 라고 합니다.
( 수학적으로 유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등속원운동 구심가속도 유도 L5 ] 란 부분에서 따로 다룹니다. )
등속원운동할 때 가속도의 크기는 일정하지만, 시간에 따라 방향은 바뀝니다. 그러나, 그 방향은 언제나 원의 중심방향입니다.
> 시간에 따라 방향은 변합니다. 언제나에 속지마십시오.
5. 등속원운동하는 물체는 항상 구심가속도가 있습니다. 뉴턴의 힘과 가속도의 법칙(2법칙)을 생각해보면, 이 물체는 어떤 힘을 받고 있다고 결론을 얻게 됩니다. 등속원운동의 구심가속도를 생기게하는 힘을 구심력이라고 합니다. 등속원운동을 하는 것을 보니, 구심가속도가 있고 그 구심가속도를 만들어내는 힘의 크기 을 받고 있다고 알 수 있습니다.
반대의 논리로 크기가 로 일정하고 방향은 항상 고정된 한 점을 가리키는 알짜힘을 물체에 가한다면, 이 물체는 그 고정된 한 점을 중심으로 한 원 궤도로 움직이게 되고 속력은 일정합니다. 즉, 등속 원운동을 하게 됩니다.
개념주의!!
원운동이란 운동자체로, 자연의 원래의 성질상 ‘원의 중심이 물체를 당기는 힘’이 생겨나는게 아닙니다. 원운동하면 생겨나는 힘인듯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원인이 되는 힘은 따로 있습니다.
400~500년 전 사람들은 지금과 달리 원운동이 자연의 원래 운동이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갈릴레이, 뉴턴의 시대를 거치면서 원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 원인을 몰라서 나중에 밝혀질 지언정) 어떤 힘이 작용해서 원운동하는 것이지 자연 자체로 원운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글은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는 자연의 원래 운동은 등속 직선 운동입니다. 원운동을 하려면 어떤 힘이 존재하고 있어야 합니다.
> ‘운동자체로’, ‘자연 원래 운동’이란 말은 아무런 힘을 받지 않을 때의 운동의 의미가 강합니다. 위의 말이 잘 설득하기가 힘들어 몇 줄 추가 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아직 물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다면 400~500년전 사람들의 생각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니 여전히 말하고자하는게 잘 전달이 안되는 느낌이 듭니다. 개별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본인이 400~500년전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고 느껴지시는 분은 꼭 게시판에 질문을 올려주세요.
용어 주의 !!
(1) 어느 고등학교 물리선생님이 말하길 원심력을 원의 중심방향으로 향하는 힘으로 아는 학생이 있다고 합니다. 원심력(遠心力) 遠은 멀어진다는 뜻이다.
(2) 모대학 사대 교수님이 말하길 학계에선 求心力(구심력)이 알아 듣기 힘드니 ‘향심력(向心力)’ 즉, 중심을 향하는 힘으로 달리 부르는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있다고 합니다.
등속원운동과 원인되는 힘
처음 깜깜한 실험실안에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등속원운동을 할 때 원인이 되는 그 알짜힘을 몰라도 우리는 그것을 구심력이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단지 운동의 상태만을 가지고 이름지었다는 점입니다. 등속원운동을 하게 되는 많은 사례들이 있고 원인이 되는 힘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 사례들을 살펴보면 아주 다양합니다.
이제 깜깜한 실험실에 불을 켜겠습니다. 원인이 되는 힘들을 찾아보겠습니다.
• 사례 1 : 철사에 꿰어져 있는 구
불을 켜니 이렇게 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사가 구에 미치는 힘(수직항력)을 구심력이라고 부릅니다.
• 사례 2 : 막대에 매달려 있는 구
불을 켜니 막대에 구가 매달려 있다. 막대가 구를 당기는 힘이 구심력입니다.
• 사례 3 : 실에 매달려 있는 구
실이 구를 당기는 힘 즉, 장력이 구심력입니다.
• 사례 4 : 지구 주위를 도는 달
달을 당기는 만유인력이 구심력입니다.
• 사례 5 : 회전하는 원판 위에 놓여있는 물체
마찰이 없다면 물체는 원판과 같이 돌지 않을 것인데, 같이 돌고 있다는 것은 마찰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마찰력이 구심력입니다.
• 사례 6 : 회전하는 진자
구심력은 한가지 힘 뿐만아니라 여러힘이 합쳐진 알짜힘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장력과 중력의 합력(알짜힘) 이 구심력입니다.
• 사례 7 : 마찰이 없는 원형트랙을 돌고 있는 자동차
트랙이 자동차를 미는 수직항력과 중력의 알짜힘이 구심력입니다. (여기서 마찰력을 제외했다. 마찰력이 들어가면 더 복잡한 문제가 되어서…)
• 사례 8 : 일정한 자기장이 있는 곳에서 움직이는 전자
자기장이 일정한 곳에서 전자가 움직이면 (속력을 갖고 있다면) 로런츠 힘(예전엔 로렌츠 힘이라고 했음)을 받는데, (로런츠 힘은 자기장과 속도의 수직인 방향이다. 수직의 방향으로 힘이 작용하면 물체의 속력은 변화가 없고, 단지 방향만 바뀌게 된다.) 이 힘이 구심력입니다.
사례는 생각나는 대로 update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하기
등속원운동, (속력이 일정한 원운동)을 하는 물체는 구심가속도가 존재하고 구심가속도가 존재하려면 힘을 받고 있어야 합니다.(뉴턴의 2법칙) 물체를 등속원운동하게 하는 알짜힘을 구심력이라고 하지만, 등속원운동의 원인이 되는 힘들은 다양합니다.
그리고, 원심력이란 말은 한 번도 안 썼습니다. 잘못된 원심력 개념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등속원운동 문제 풀때 원심력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정확히 아는게 아니라면 원심력은 잊어 버리는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원심력에 대해서 알아야 겠다는 분들은 원심력에 관한 글을 참조하십시오.
시중에 너무나도 이상하게 쓰여진 글들이 많습니다. ‘구심력과 원심력’ 이란 이름으로 같이 다룰 주제가 아닙니다. 아직도 구글 검색 상위권에서 구심력과 원심력을 함께 다루는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구심력을 다 알기 전에 원심력에 접근하는 순간 여러분은 구렁텅이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구심력에 대한 개인적, 개별적 질문들
1. 왜 구심력 방향으로 물체가 떨어지지 않나요?
이것과 같은 오해로 물체가 움직일때 진행방향의 왼쪽으로 힘을 주면 물체는 왼쪽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힘의 방향으로 물체가 움직여야 한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물체는 진행방향에서 약간 왼쪽으로 틀어지긴 하지만, 왼쪽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고 원운동하는 물체의 움직임이 구심력방향으로 방향이 약간 틀어지긴하지만, 구심력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물체가 움직이고 있을 때는 움직이는 방향은 속도 방향이고, 힘의 방향은 속도의 변화 즉, 가속도의 방향과 같습니다. 물론 물체가 정지상태일 때 힘을 주면 힘의 방향이 속도 방향이고, 가속도 방향입니다. 물체가 정지하고 있을 때는 힘의 방향으로 물체가 움직인다는 생각과 물체가 움직이고 있을 때 힘의 방향으로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혼동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설명 방법으로는 다음 그림과 같이 설명하기도 합니다.
” 달과 지구 그림입니다. 구심력(지구에 의한 만유인력)이 없었다면 검은 화살표만큼 진행 했을 텐데, 빨간색 만큼 떨어졌습니다. ”
2. F = ma 에서 F에 구심력을 넣었더니 문제가 안 풀려요.
F=ma 이고 구심력이 mv^2/r 이므로 F에 mv^2/r 를 넣어서 ma = mv^2/r 라고 하니 문제가 안 풀리더라. 왜 그렇죠? 라고 질문한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이글에서 주된 목적이 이런 분을 구해내는 것이라 2번 을 추가합니다.
‘원운동의 원인이 되는 힘’ 이 F 자리이며
‘구심력’ 은 F를 가리키기도 하고 질량 곱하기 구심가속도를 대신해서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mv^2/r 은 m a 를 운동만 보고 구한 값이므로 F = ma 에서 F = mv^2/r 는 알 수 있지만, F를 찾아 주지 않으면 문제가 절대로 풀리지 않습니다.
등속이 아닌 원운동
이 다음으로 어려운 것은, 원운동은 맞지만 속력이 일정하지 않은 운동입니다. 속력이 바뀌는 원운동의 경우라도 원의 중심방향으로 향하는 가속도의 크기는 등속원운동과 같은 식으로 나타나는데, 교과서에서는 그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 영역은 실제로 전공 물리에서 다루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오해를 하면서 문제를 풀고 있고, 질문도 많이 나옵니다. 현실은 그런 문제를 각종 시험에서 출제를 한다는 점입니다. 이부분은 [일반 원운동에서 구심력, 구심가속도 L7 ]이란 제목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제 풀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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