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S401 — 홀 센서 방식 유량계

유량 측정 실험의 주인공. 물길에 놓인 작은 바람개비의 회전을 홀 센서로 세어, 지나가는 물의 유량(L/min)과 누적 부피를 알려 주는 센서입니다. 커피 머신이 에스프레소 한 잔의 물을 정량으로 맞출 때 쓰는 유량계와 같은 원리의 부품을, 몇천 원에 구할 수 있게 만든 취미용 버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YF-S401 외관

YF-S401 외관. 라벨에 측정 범위(0.3~6 L/min)와 내압(≤0.8 MPa)이 적혀 있고, 양옆 이음새에 6 mm 호스를 끼운다. 선은 빨강(5V)·검정(GND)·노랑(신호) 3가닥. (사진: 직접 촬영, 이 글의 사진 모두)

내부 구조 — 분해해 보면

겉모습은 호스 이음새 두 개가 달린 손바닥만 한 플라스틱 통입니다.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직접 분해해 보았습니다. 먼저 겉의 나사 네 개를 풉니다.

나사를 풀면 — 덮개 뒤의 기판

[1단계] 나사 네 개를 풀면 검은 덮개 홈에 앉아 있는 초록 기판이 나온다. 기판 한가운데가 검은 막으로 덮여 있는데, 그 자리는 정확히 터빈 회전축과 마주 본다.

나온 것은 작은 기판 하나입니다. 부품다운 부품은 보이지 않고, 한가운데가 검은 막으로 덮여 있을 뿐입니다 — 이 검은 막의 정체는 다음 절에서 밝혀집니다. 이어서 검은 덮개를 떼어냅니다.

덮개를 떼어내면 — 물길과 터빈

[2단계] 검은 덮개를 떼어내면 물길이 드러난다. 한가운데 검은 터빈이 있고, 회전축의 둥근 것이 자석이다. 몸통 테두리의 O-링이 물을 막는다.

이번에는 물길이 드러납니다. 한가운데에 물살을 받아 도는 터빈(바람개비) 이 있고, 그 회전축에 둥근 영구자석이 박혀 있습니다. 테두리의 O-링이 덮개와 몸통 사이를 밀봉합니다.

정리하면, 열어 보아도 부품은 세 가지가 전부입니다.

  1. 터빈(바람개비) — 물길 한가운데 놓인 회전 날개. 물이 흐르면 돌아갑니다.
  2. 자석 — 터빈 회전축에 박힌 둥근 영구자석. 절반은 N극, 절반은 S극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3. 정체 모를 기판 — 물길 바깥의 덮개에 붙은 작은 기판. 한가운데가 검은 막으로 덮여 있습니다. 무엇을 하는 부품인지는 다음 절에서 추리해 봅니다.

배치를 다시 보면, 물에 닿는 쪽([2단계] 사진)에는 전기 부품이 하나도 없고, 전기 부품([1단계] 사진의 기판)은 전부 밀폐된 물길 바깥에 있습니다. 회전이라는 정보만 자기장에 실어 벽을 통과시켜 바깥에서 읽는 것 — 방수 문제 없이 물의 흐름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이 설계의 핵심입니다.

어떻게 재는가 — 회전축의 자석과 홀 센서

분해해 놓고 보니 측정 원리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습니다. 결정적인 사실은 [2단계] 사진의 회전축에 박힌 둥근 것이 자석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흔한 원판 자석처럼 윗면 전체가 N극, 아랫면 전체가 S극인 것이 아니라, 아래 그림처럼 원판의 절반은 N극, 나머지 절반은 S극이 되도록 착자되어 있습니다.

반쪽씩 N극/S극으로 착자된 원판 자석과 자기력선

터빈 회전축에 박힌 자석의 구조. 위에서 보면 반원 두 개가 각각 N극(빨강)과 S극(파랑)이고, 자기력선은 N극에서 나와 바깥을 돌아 S극으로 들어간다.

이런 자석이 축과 함께 돌면 어떻게 될까요? 자석 위의 고정된 한 지점 — 바로 덮개 너머 홀 센서가 있는 자리 — 에서 내려다보면, 반 바퀴마다 마주 보는 반원이 N극 → S극 → N극으로 교대합니다. 그림의 자기장 분포에서 보듯 N극 쪽에서는 자기력선이 뻗어 나오고 S극 쪽에서는 빨려 들어가므로, 그 지점에서 느껴지는 자기장의 방향이 한 바퀴에 한 번 통째로 뒤집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1단계] 사진에서 기판 한가운데, 정확히 이 회전축과 마주 보는 자리에 검은 막으로 덮여 있는 부품은 — 이 자기장의 방향 변화를 재는 홀 센서임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판 가운데를 덮은 검은 막은 반도체 칩을 따로 패키징하지 않고, 맨 칩(bare die)을 기판에 바로 붙인 뒤 검은 에폭시 수지 한 방울로 덮어 굳힌 것입니다. 이 방식을 COB(Chip On Board)라 부르고, 칩을 덮은 검은 방울은 글롭 탑(glob top)이라고 합니다. 패키지 공정 비용이 통째로 빠지므로 부품 단가가 낮아져, 이런 저가 대량생산 제품에 널리 쓰입니다.

홀 센서는 자기장을 감지하는 소자로, 자기장의 방향이 뒤집히면 출력 전압의 부호가 바뀝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터빈이 도는 동안 센서 자리의 자기장이 주기적으로 뒤집히니 출력도 함께 진동하고, 회로가 이것을 깔끔한 디지털 펄스로 바꿔 줍니다. (반도체 속 전하가 로런츠 힘을 받아 쏠리며 전압이 생기는 홀 효과의 원리는 별도의 개념 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터빈이 한 바퀴 돌 때마다 펄스가 하나 나옵니다. 여기서 핵심은, (마찰을 무시할 수 있는 정상 작동 범위에서) 터빈이 한 바퀴 도는 동안 지나가는 물의 부피가 거의 일정하다는 점입니다. 날개 사이 공간을 채운 물이 터빈을 밀며 지나간 만큼만 돌기 때문에, 물살이 빠르면 빨리 돌고 느리면 천천히 돌 뿐 "한 바퀴당 부피"는 그대로입니다. 데이터시트 기준으로 1 리터에 5880 펄스 — 즉 펄스 하나가 물 약 0.17 mL 입니다.

그래서 이 센서가 근본적으로 재는 것은 유량이 아니라 부피입니다. 흐름이 빨라지든 느려지든, 심지어 중간에 멈췄다 다시 흐르든, 누적 펄스 수는 그동안 지나간 부피를 그대로 셉니다:

V = \frac{\text{누적 펄스 수}}{5880}\ \text{[L]}

유량(단위 시간당 부피) Q 는 여기서 파생되는 양입니다. 단위 시간당 펄스 수, 곧 펄스의 진동수 f 를 재면 유량이 나옵니다:

f = K\,Q, \qquad K = 5880/60 = 98\ \text{Hz}/(\text{L/min})

수식으로 쓰면 부피는 유량의 적분 V = \int Q\,dt 인데, 이 센서는 그 적분을 펄스를 세는 것으로 해치우는 셈입니다. 속도(유량)를 재서 적분하는 게 아니라 부피 조각(0.17 mL)을 직접 세기 때문에, 유량이 어떻게 요동쳐도 부피에는 오차가 쌓이지 않습니다. 커피 머신에 필요한 것도 사실 유량이 아니라 "40 mL 가 지나갔다"는 신호이므로, 펄스 세기만으로 충분합니다. 실제로 재 보는 실험은 YF-S401 로 물의 흐름 재기에서 합니다.

스펙과 핀 구성

항목
측정 범위 0.3 ~ 6 L/min
펄스 상수 약 5880 펄스/L (데이터시트 표기로는 f = 98\,Q; 개체차 있음 — 보정 권장)
동작 전압 DC 5~24 V (아두이노 5 V 로 충분)
내압 0.8 MPa 이하
연결부 외경 6 mm 호스용
선 색 연결
빨강 5V
검정 GND
노랑 신호 (디지털 펄스) — 아두이노 D2 등 인터럽트 핀

데이터시트: 제조사 기술문서 PDF (유량–펄스 대응표 포함), 요약판 PDF — 둘 다 판매처가 올려 둔 공개 미러이고, Alldatasheet 페이지에서도 같은 문서를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몸통 라벨에는 내압 0.8 MPa, 데이터시트에는 1.75 MPa 로 적혀 있는데, 보수적인 라벨 값을 따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데이터시트의 용도 예시에 "커피 머신"이 명시되어 있는 것도 재미있는 점입니다.

실제로 쓸 때 알아 둘 것

  • 5880 펄스/L 는 대표값일 뿐. 개체 차이와 설치 조건에 따라 몇 % 씩 다르므로, 정량이 목적이면 계량컵이나 전자저울로 리터당 펄스 수를 직접 보정해야 합니다 — 절차는 실험 글 참고.
  • 아주 작은 유량은 못 잰다. 약 0.3 L/min 아래에서는 마찰 때문에 터빈이 서 버려 출력이 0 이 됩니다. 물이 안 흐른다는 뜻이 아니라 측정 하한 아래라는 뜻입니다.
  • 너무 큰 유량도 못 잰다. 상한 6 L/min 은 터빈이 못 도는 한계가 아니라 "한 바퀴당 부피 일정"이라는 전제가 깨지는 지점입니다. 유량이 커지면 좁은 물길 속 흐름이 거칠어지고(난류), 물이 터빈을 제대로 밀지 못한 채 미끄러져 지나가는 몫이 늘어나서 K 가 더 이상 상수가 아니게 됩니다 — 펄스는 계속 나오지만 눈금을 믿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좁은 통로에서는 압력 손실도 유량과 함께 급격히 커져서, 무리하게 밀어 넣으면 고속 회전으로 축이 빨리 닳는 문제도 생깁니다.
  • 방향이 있다. 몸통의 화살표가 물의 흐름 방향과 같아야 합니다.
  • 지터(jitter) — 가짜 펄스와 떨리는 눈금. 두 종류를 구분해 둡시다. ① 홀 센서는 회전의 방향을 모릅니다. 어느 쪽으로 돌아도 똑같이 펄스가 나오므로, 물이 거의 멈춘 상태에서 배관의 진동이나 물의 출렁임 때문에 터빈이 앞뒤로 까딱거리면 흐름이 없는데도 펄스가 잡혀 누적 부피가 슬금슬금 불어납니다. 정량 공급처럼 누적값이 중요한 용도라면, 물을 잠근 뒤에는 카운트를 멈추거나 산발적으로 드문드문 오는 펄스는 무시하는 필터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② 순간 유량 표시의 떨림: "1초 동안 센 펄스 수"로 유량을 구하면 구간 경계에 걸린 펄스 때문에 값이 항상 ±1펄스씩 오락가락합니다(유량으로 ±0.01 L/min 수준). 고장이 아니라 세는 방식의 한계이며, 여러 초를 평균하면 줄어듭니다.
  • 형제 모델 YF-S201 — 같은 원리의 한 치수 큰 모델(1/2인치 배관, 1~30 L/min, f = 7.5\,Q). 수도 배관 수준의 큰 유량은 이쪽을 씁니다. 반대로 커피 머신처럼 가는 물길·작은 유량에는 YF-S401 이 맞습니다.

유량·부피 측정 전체 과정(배선, 코드, 보정)은 YF-S401 유량 센서로 물의 흐름 재기에서 다룹니다.

<!-- TODO: 구매 링크 — AliExpress 어필리에이트 승인 후 추가 (tool/aliexpress/README.md 참고) -->